살려야 한다! K810 상판 교체하기.
K810 때문에 수십 종류의 키보드를 돌고 돌았지만
결국 대안을 못 찾아서 내려놓고, 부품을 수집해서 쟁여뒀었다.
(는 엊그제 온 레노버 트랙포인트 키보드 2를 쓰기 전 얘기지만)
키캡이나 쓴다고 이배희에서 뒈길어판 상판 세트를 2개 샀는데
어쩌다 알리에 영문 상판 세트를 팔길래 3개를 또 주문.
DC-GX9 | 1/60sec | 20.0mm | ISO-200
그래서 지금 K810 보유량은 이런 상황이다.
좌측 두 놈은 예전에 쓰던 것들. 키캡만 파손돼서 쓸 수는 있다.
그리고 가운데는 지금 쓰는 놈과 비축분으로 리퍼 제품 두 개.
우측에는 뒈길어 2, 영문 3 부품용 상판. 요러하다.
저 상판 부품이 도착한 지 석 달도 더 된 것 같은데
어차피 사용 중인 게 있고, 비축분도 여유롭다.
지금까지 평균적으로 2년에 하나씩 뽀갰으니
저렇게 세 개면 앞으로 5년 이상은 쓸 수 있으니까
귀찮아서 나중에 해야지. 하고 그냥 쟁여뒀었는데
오늘 문득 갑자기 살려야 한다!(ㅋ)는 생각이 들어서
실행에 옮겼다.
DC-GX9 | 1/60sec | 20.0mm | ISO-200
그래서 이거시 오늘 수술할 물건.
이렇게 보면 뭐가 문제지? 싶지만
DC-GX9 | 1/60sec | 20.0mm | ISO-200
D 키캡 까꿍ㅋ
그리고 Ctrl 키도 아작나 있더만. 킁.
사진으론 잘 안 보이지만, 부분부분 부식도 돼 있다.
손에 열도 많고 땀도 많은데 하필 상판이 금속이라
습도 높은 날 키보드에 손 올리고 한참 있다 보면
작은 물방울이 송골송골 맺혀있기도 하더라.
더군다나 이건 가장 처음에 썼던 놈이니
벌써 7년이 넘었다. 안 쓰는 동안에도 상태는 점점 더...
어쨌거나, 대충 찾으니 배터리 교체하는 건 있던데
상판을 교체하는 영상은 안 뵌다.
그래서 지금 이걸 쓰고 있는 거다.
배터리 교체 영상이지만, 도중까지는 과정이 같으니
한번 훑어보면 도움이 될 거임.
그럼 이제 집도를 시작하지.
DC-GX9 | 1/60sec | 20.0mm | ISO-200
일단 상판에 붙어있는 뿌라스틱 판때기를 떼어내야 한다.
분해용 툴이나 못 쓰는 신용카드 등 얇은 걸로 이렇게 후벼서
잘 떼어내면 끗. 양면테이프로 접착돼 있어서 어렵지 않다.
주의사항은 여기서는 되도록 칼은 안 쓰는 게 좋을 거라는 점.
상처를 낼 가능성이 크고, 보이는 부분이라 내내 거슬릴 거다.
미관에 신경 따위 쓰지 않는 상람자라면 그냥 칼로 후벼도 괜찮.
DC-GX9 | 1/60sec | 20.0mm | ISO-200
그렇게 후벼서 떼어내면 NASA가 뙇 보인다.
전면의 나사는 총 다섯 개. 은색이고 조금 길다.
작은 사이즈의 십자 도라이바가 필요한데
내가 쓰는 건 No.00x20mm 라고 되어있다.
뭔소린지 모르겠다.
어쨌든 저 녀석들을 촵촵촵 풀어주고
DC-GX9 | 1/60sec | 20.0mm | ISO-200
뒤집어서 등짝을 보자.
뒤에 붙은 얇은 판때기도 마찬가지로 제거.
이건 잘 안 떨어져서 결국 커터칼을 들었다.
어차피 바닥엔 상처 좀 나도 안 보이니까.
그래서 바닥을 고정하는 까만 나사는 총 네 개.
DC-GX9 | 1/60sec | 20.0mm | ISO-200
바닥의 나사까지 다 풀어줬다면 이제 뽀개야지.
사이로 분해용 툴, 기타 피크, 신용카드도 없다면
손톱(비추ㄷㄷ) 이라도 동원해서 휘끼휘끼 하면
DC-GX9 | 1/60sec | 20.0mm | ISO-200
이제 5부 능선 넘었다. 아직 갈 길이 멀다.
아래쪽에 보이는 얇은 케이블 말고도 하나가 더 있어서
상판을 확 제끼면 조질-___-수 있으니 조심 또 조심.
살짝 들어 올려서 케이블을 홀더에서 꺼내줘야
다음 작업이 수월해진다.
사진 없이 말로 설명하기 되게 어렵네.
DC-GX9 | 1/60sec | 20.0mm | ISO-200
상판을 살살살 밑으로 내려보면 기판이 드러난다.
기판을 고정하는 나사는 은색이고 총 네 개. 이건 짧다.
파란 화살표는 상판을 고정하는 나사 홀이니
다시 조립할 때 유의할 것!
DC-GX9 | 1/60sec | 20.0mm | ISO-200
나사를 풀었다고 바로 상판이 분리되는 건 아니다.
확산판이 붙어있어서 이것도 떼어내야 하는데
DC-GX9 | 1/60sec | 20.0mm | ISO-200
화살표 위치에 양면테이프가 붙어있고
접착력이 강하진 않으니 살살 벌려주면 똑 떨어진다.
알리 발 교체품의 경우 이 부분에 테이프가 없는데
굳이 붙이지 않아도 문제 될 건 없을 듯하다.
그리고 사진이 또 없지만, 상판의 필름 케이블이
또 양면테이프로 확산판에 붙어있기 때문에
요것도 같이 떼어줘야 한다.
알리 발 교체품도 이 부분에 테이프가 붙어있으니
살펴보면 대충 각 나온다.
DC-GX9 | 1/60sec | 20.0mm | ISO-200
배터리 교체였다면 여기서 새거 끼우고 끗인데
아직 조금 더 가야 한다.
DC-GX9 | 1/60sec | 20.0mm | ISO-200
기판에서 필름 케이블을 탈착하면 상판 분해 끗.
이제 교체용 부품을 넣고...
조립은 분해의 역순ㅋ
저 케이블 끝에 비닐쪼가리가 붙어있는데
무심하게 그냥 뗘냈더니 커넥터에 결착이 안 됨.
그 비닐쪼가리가 뭐였냐면 이게 두께가 너무 얇아서
커넥터에서 안 빠지도록 두껍게 만들어주는
뭐 그런 거였다 ㅋㅋㅋㅋ 하.
DC-GX9 | 1/60sec | 20.0mm | ISO-200
그리고 하나 더. 알리 발 교체품의 경우
이렇게 바닥 면에 보호 필름 같은 게 붙어있는데
일단 내가 뽀갠 두 대의 K810에는 이런 게 없었다.
그래서 하나는 뗘내고 하나는 그냥 붙인 채 조립해봤는데
필름이 붙어있으면 특유의 촬촵촻촷 소리가 줄어들면서
조용해지지만, 대신 뭔가 조금 덜 경쾌한 느낌이 든다.
타감도 아주 묘하게 무거워진 것 같지만 이건 기분 탓일 것 같...
떼어내지 않아도 상관없으니 판단은 알아서들 하시고.
DC-GX9 | 1/60sec | 20.0mm | ISO-200
상판을 보드에 연결했고, 확산판도 대충 끼워 맞췄으면
전원 스위치를 잘 맞춰서 기판의 나사들을 다시 고정하고
전원을 켜본다. 백라이트가 들어오면 일단 반은 성공이고
Fn+F1~3 아무거나 길게 눌러서 파란색 LED가 깜빡인다면
상판 연결도 제대로 됐다는 거시다. 이제 다 왔다.
DC-GX9 | 1/60sec | 20.0mm | ISO-200
다시 원래대로 조립하고, 판때기들 잘 붙여주면 끗!
이제 키보드 테스트(링크)를 열어서
키가 다 눌리는지 확인하면 정말로 끗이다.
(Fn키는 원래 펌웨어 단에서 처리하는 거라 무반응이고
윈도우 키는 누르면 시작 메뉴가 튀어나온다.)
자타공인 마이나스의 손이라고 자부하는 나놈이지만
이 정도면 내게도 난이도 下의 아주 간단한 작업이었다.
그러니까
야 너두 할 수 있어ㅋ
쏴리.
이렇게 하나를 마치고 나니 내친김에 해치우자 싶어
나머지 한 놈도 교체를 마쳤다. 두 번째는 10분도 안 걸리더라.
알리 발 부품이라 반신반의했지만, 둘 다 너무 멀쩡했다.
덕분에 멀쩡한 K810이 무려 다섯 대가 되었다는
간만의 해피엔딩ㅋ
그리고 다섯 개 더 삼. 이거면 2년에 하나씩 뽀개도
앞으로 20년은 너끈히 쓸 수 있다^^^^^^
그러니까 로지텍 개색기야 K810 후속 내놔라 ^^^^^^^
덧,
근데 실수로 두 번 주문함 ㅋㅋㅋㅋㅋㅋㅋ
주문하기 눌렀다가 쿠폰이 있나 싶어 바로 뒤로 가기 눌렀는데
알리는 완료 페이지 뜨기 전에 뒤로 가기 하면 주문 안 들어가져서
확인도 안 하고 그냥 다시 주문했더니 ㅋㅋㅋㅋㅋㅋㅋ
왜 쉬핑 알림이 두 개가 오나 했네 ㅋㅋㅋㅋㅋㅋ 하아.
이미 쉬핑은 떴고, 뒤늦게 발견해서 혹시나 하고 문의해봤지만
이미 발송돼서 나갔다는데 뭐 별수 있나.
판매자랑 간단하게 몇 마디 주고받았는데
이거 주문 절반 정도가 한국에서 들어온다 카더라.
오늘...아니 어제 주문은 네 건 모두 한국이라고.
클량 댓글에 링크 달았었는데, 그거 때문인가ㅋ
암튼, 간만에 해피엔딩인가 싶었는데
나새뀌 하는 일이 그렇지 뭐ㅋ
암튼, 다섯 개가 더 늘었으니
30년 쓰겠네?^^^^^^^^^
댓글
이 글 공유하기
다른 글
-
K810.5 연성 실패
K810.5 연성 실패
2020.07.08 -
NZXT H440의 쓸모없는 팬허브-___-
NZXT H440의 쓸모없는 팬허브-___-
2020.06.10 -
방등 교체 삽질기. 어쩌다 보니 필립스 LED 방등, 코콤 LED 방등 비교기
방등 교체 삽질기. 어쩌다 보니 필립스 LED 방등, 코콤 LED 방등 비교기
2020.05.07 -
SKT에서 LTE 요금제 사용하면서 5G 자급제 단말기 확정 기변하기
SKT에서 LTE 요금제 사용하면서 5G 자급제 단말기 확정 기변하기
2020.02.27
ㅎㅎ 클리앙에서 보고 왔습니다.
저도 k810 1대를 쓰다가 현재는 와이프가 집에서 노트북에 연결해서 쓰고 있고
저는 메인으로 thinkpad compact keyboard with trackpoint 멀티페이링버전은 회사에서
일반 블루투스 버전은 집에서 유선버전은 사무실에서 예비용으로 보관중인데
올해 초에 신버전이 나온다고 해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미국공홈에서 주문이 안돼서 포기하고 있었는데
어제 클릴앙 글과 댓글 들에서 많은 유익한 정보를 얻었네요.
로지텍g913 tkl 버전도 기대되고 thinkpad trackpoint keyboard 2 가 한국총판에서 예약구매중이니 기대하고 있습니다.
관심있고 재미있는 글들 잘 읽고 있습니다.^^
??? : 살려야한다
원래 이거는 실패 플래그...읍읍
감사합니다. 덕분에 저도 알리에서 주문하여 살렸네요. 키보드가 새것이 되어서 넘 만족합니다. 저 역시 다른 대안이 없어서 여분의 상판이랑 배터리를 쟁여놔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이 되네요. ^^
클량보고 왔습니다. k811 본체에 k810상판 이식해도 되나요 ?
안녕하세요 제가 k810 한글각인을 쓰고 있는데 한영버튼이 눌리지 않습니다. 혹시 상판을 사서 교체하면 한영버튼이 고쳐질 수도 있을까요? 그리고 저는 계속해서 한글각인을 쓰고 싶은데 버튼만 고쳐지게 한 후에 한글각인을 쓸 수 있을까요?
아 그렇군요 키스킨 한 번 알아봐야겠네요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검색하다 여기까지 왔는데, 저도 K810쓰고 있습니다.
다만 방향키 중에, → 이것하고 Delete, 이 두개키가 안먹히네요. 저도 분해해보았지만, 방향기 →하고, Delete쪽에 아무런 문제는 없어보이거든요. 혹 자문을 좀 구할 수 있을까요? 저도 이 키보드가 넘 좋아 다른것으로 갈아타질 못하겠네요